* 내돈내산 후기 : 본 블로그에 작성한 모든 후기는 내돈내산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 1줄 결론 : 매우 추천. 강동구에 거주 중이면서 위대장내시경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바른마음내과의원에 가세요. 매우 추천합니다.
* 말 많음 주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는 어려서부터 이상하게 자잘자잘 아픈 일이 많았다.
최근에는 위염+식도염이 도저히 낫질 않았는데 날 때부터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라 그런 건지 몇 달간 잠도 자지 못할 정도로 속쓰림에 시달렸다.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밤이면 더욱 심해지는 증상들에 속이 타들어가고 목이 조이는 것 같은 느낌까지 더해져 하루하루 피폐해졌다. 심지어 몇 년 전부터 달고 살던 치X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이유로 혈변까지 보는 것이 아닌가.
안 그래도 나이를 먹어가며 건강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는데 혈변을 보고나니 건강염려증이 매우 심각해졌다. 떨리는 손으로 각종 검색창을 샅샅이 뒤져보니 왜인걸 ㅋㅋㅋㅋ 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죽...ㅈㄱ....죽을수...도 있.....
ㅎㅎ그럴리가. 내 인생 마지막을 혈변보다 죽은 백수로 기록하고 싶지 않았다. 발발 떨며 집에 있는 각종 보험들을 둘러보다 결국 병원에 들렀는데 위대장내시경을 하는 게 좋겠다는 권유를 들었다.
그러고 나니 또 고민이었다. 강동구에 산 지 겨우 2년. 어느 병원에서 내시경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게다가 각종 인터넷에는 ㅋㅋㅋㅋㅋ대장내시경의 경우 심각하면 천공까지 발생할 수 있고.. 뭐 대충 그래서 경험이 많은 의사 선생님이 계신 병원에 가야 한다는 조언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래서 어디가 좋냐고요. 강동구에서 유명한 양병원은 이렇게 건강염려증에 시달리는 내가 당장 내시경을 받기에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그 외의 병원들은 잘 몰랐다.
인터넷이든 학문을 위한 기록물이든 여러가지를 너무 많이 보다 보면 인간의 판단력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사실 강동구에는 내시경을 하는 병원들이 굉장히 많고, 어딜 가나 다 좋아 보여서 선택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그냥, 룸메가 좋아 보인다고 하는 병원에 냉큼 전화를 걸어 내시경 문의 예약을 했다. 전설의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이었다.
바른마음내과의원은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검색해봐도 내시경 후기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나는 냉큼 예약을 해버렸고, 원장님이 대장내시경 세부전문의라고 홈페이지에 쓰여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들렀다. 그리고 역시나 혈변 기타 증상들에 원장님께서도 내시경을 하는 것을 권유해주셔서 제일 빠른 날짜로 예약을 잡고 나왔다. 위+대장내시경을 한번에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세하고 꼼꼼하게 증상을 들어주셨고 거기에서 1차 안심, 대장내시경 약을 선택할 때에도 3가지나 선택지를 줘서 2차 안심이었다.
물약 대신 알약을 선택했고 비급여라 꽤 값이 나갔지만 후회하지는 않음. 물약은 다 먹을 자신이 없었다 ㅋㅋㅋ
무튼 3일 전부터 계란과 흰밥과 카스테라 등등을 먹어가며 대장내시경 준비를 했고 그 날이 다가옴.
대망의 대장내시경 하루 전 날.
원래 후기 남길 생각이 1도 없어서 사진이 저것 뿐이다.
전설의 오라팡... 이름이 뭔가 신뢰가 갔음. 빨리 끝내고 자고 싶었는데 오후 7시 1차 복용 이후 물을 거의 2리터 마셨음에도 신호가 오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세상에. 진짜 자고 싶었음. 밤 열두시까지 기다리다 결국 지쳐 잠들었다.
안내받은 바로는 그 다음날 오전 6시부터 2차 약을 복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왠지 그러면 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일어나 2차 복용을 시작함. 조상신이 나를 깨운 것처럼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때 일어나지 않았으면 백퍼 망했을 것... 약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화장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는데 신기하게도 하의가 일회용이었다. 너무 깔끔하고 좋았음.
그리고 마취가 들어감과 동시에 기억을 잃음. 주취자가 된 것 같은 느낌으로 뭔가 언제 끝나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튼 내시경 상으로 특별히 보이는 병변은 없었지만 위에는 약간의 위염과 붉은 부분이 존재하고 대장에선 용종 하나가 나와 바로 제거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병원 도착하기 직전까지 내 속쓰림과 관련해 온갖 질병명을 검색하고 덜덜 떨고 있었는데 이쯤 되니 궁금해졌다 내가 엄살이 심한 것인가 ㅋㅋㅋㅋㅋ하.. 아니 왜 이렇게 속이 쓰렸지?
내시경 사진도 하나하나 보여주며 설명해 주셨는데, 정말 특별히 이상하거나 문제 되어 보이는 병변이 없었다.
매우 다행이었지만 한편으론 몇 달간 대체 왜 그렇게까지 속이 쓰렸는짘ㅋㅋㅋㅋㅋ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었다.
위염+위경련+식도염 세트를 자주 달고 다님에도 아직까지 잘 버텨주고 있는 내 위장... 다행이야...
대장도 아직까진 용종 1개 외엔 특별한 병변이 없었다. 그래도 반성하고 있다. 건강검진이나 이런 내시경을 받고 나면 으레 하게 되는 반성... 앞으로 조심해서 살아야지..
아무튼 바른마음내과에서 진행한 위대장내시경은 그렇게 끝이 났고, 선생님께서는 정말 사진 하나하나 보여주시며 꽤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의학엔 문외한인 나로서도 내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리뷰가 많이 없는지 의아할 정도였음. 그리고 이건 강동구에 살며 위대장내시경을 앞둔 사람들에게 바른마음내과를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인이 가진 것을 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자잘자잘하게 아파 여러 병원을 다녀봤고, 나조차도 4년 이상을 기업법무로 태워가며 구성원들에게 법률자문을 해왔지만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하고 또 그만큼이나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그게 아무리 일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종의 배려에 가깝다. 그리고 바른마음내과에서 그런 배려나 편안함으로 갓 태어난 아기고라니처럼 덜덜 떨다가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위대장내시경 뿐 아니라 위염이나 식도염으로 자주 고통받는 나로서는 강동구에 계속 지낸다면 이 곳으로 계속 진료를 오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제 이사가면 또 어려워지겠지
무튼 그렇게 고통->내시경->편안함의 몇 주를 보내고 이전 용종 조직검사 결과까지 다 받아보고 나니 안심하게 됐다.
그래도 위염은 내 뒤통수를 후려치듯 또 알 수 없는 시기에 갑자기 나타날 것이고 혈변도 그렇겠지. 그냥 나이를 먹는 만큼 안고 살아가야 하나 보다. 빨리 이사 끝내고 모든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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